이주호 장관의 '교원이 변한게 없다' '무풍지대' 등 인터뷰 발언에 대한 입장
작성자대전교총
본문
학교 현실과 수시제도의 근본 문제 외면하고
교사에게 일방적 책임 전가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급변하는 교육 현장에서 교원들은 무풍 아니라 역풍 맞으며 버텨와
근거 없이 전체 교원 폄훼하고 교육실정 책임 떠넘겨서는 안 돼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여기고 과거 인식에 머물러서는
현장 공감 얻기 어렵고 어떤 개혁도 불가능함을 직시해야!!
1.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시의 가장 큰 문제는 수업의 변화, 교사의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교사의 변화를 이야기 한 적 있나. 교사의 책임이 가장 큰데 교사는 무풍지대였다’, ‘수시가 역풍 맞은 것을 반성해야 한다. 수업을 잘해서 수시 신뢰성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 ‘교사들한테 교실을 깨우자고 하면 일이 너무 많다, 진도를 나가야 한다고 답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2.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정성국)는 합리적 근거 없이 전체 교원을 폄훼하고, 특히 수시제도 자체의 근본적 문제점에 대한 성찰 없이 책임을 교사에게 전가한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교육부 장관의 말 한마디 표현 하나가 교육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특히 교육자의 사기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안타까움 또한 매우 크다.
3. 수시모집의 신뢰가 떨어진 가장 큰 책임은 교사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입시 부정으로 대표되는 수시전형 신뢰도 추락 문제가 왜 교사의 책임인가. 그보다는 현장 여건과 의견을 무시하고 일관성 없이 근시안적으로 추진해 온 입시정책이 가장 큰 문제다.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며 수시를 강화한 장관이 모든 책임을 교사에게 떠넘긴다면 과연 교직사회가 수긍할 수 있겠는지 되묻고 싶다.
4. 교사의 변화를 이야기 한 적이 있냐고 했지만, 교사들은 정권이 바뀌고, 장관이 바뀌고, 교육정책이 수시로 바뀌는 와중에 자식 같은 교육자료를 갈아엎고 새로 쓰며 늘 변화했다. 그리고 교사는 ‘무풍지대’가 아니라 ‘역풍’을 맞아가면서도 꿋꿋이 버텨온 것이다. 평가와 수업이 다른 것이 과연 교사 책임인가. 교사에게는 A를 가르치라 하고 평가는 B로 하는 정책과 입시의 문제다. 이런 것을 장관이 모를 리 없다.
5. 교실을 깨우자고 하면 일이 너무 많다는 교원들의 호소를 한낱 핑계로 여겨서는 안 된다. 수업에 집중하라고 하면서 정작 학교와 교원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인지 교육부는 실태조사와 여건 마련에 ‘집중’해 본 적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6. 지난 10년, 20년 동안 교육환경은 급변하고 학교와 교원은 그 변화에 대응해왔다. 실제로 교육기관인 학교는 보육‧사교육기관 역할까지 떠안고(돌봄‧방과후학교 책임 전가) 교사는 책임과 뒤치다꺼리에 내몰리고 있다. 정부, 장관,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보여주기식 교육정책과 이념적 교육 실험에 학교는 난장판이 되고 교원들의 비본질적 행정업무는 더해가고 있다. 학교에 설치된 몰카(몰래카메라) 탐지, CCTV 관리, 정수기 관리까지 교사들이 해야 하는 현실을 한낱 핑계로 여겨서는 안 된다. 교원들은 비본질적 행정업무에 파묻혀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없는데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은 있는가.
7. 지금은 교사들이 수업, 생활지도에 집중하도록 지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교육공무직 등이 노조화‧집단화되면서 학교가 노무갈등, 파업투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되레 교원들은 그 뒷감당까지 하는 형편이다.
8. 또한 이제는 교실이 학생인권 무풍지대로 전락해 교사는 수업 중 교단에 드러누운 학생조차 두고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소신 있게 가르치면 아동학대로 신고 당하고, 교원평가에서 성희롱 등 모욕당하는 아비규환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3년 동안 교원들은 지원인력 부족으로 최일선 방역자 역할까지 수행하고, 정작 교사가 감염돼도 보결인력이 없어 격리 상황에서 원격수업까지 해야 했다.
9. 현장에서 교사들이 아우성칠 때는 정책 개선도, 여건 마련도, 처우 개선도 안 한 교육당국이야말로 정작 ‘무풍지대’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 그런 상황을 외면하고 교사의 변화, 수업의 변화만을 말해서는 결코 현장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10. 교총은 이주호 장관 임명 때 입장을 내며 ‘새로운 리더십으로 결자해지 교단 원성정책을 바로잡고, 교원들이 열정을 되찾아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지원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11. 교육부 수장으로서 교원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어떤 개혁이나 혁신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직시하길 바란다. 그럼에도 학교와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인식하고, 충분한 현장 여론 수렴과 준비 없이 정책을 일방 강행한다면 교육현장의 공감과 동의를 구할 수 없을뿐더러 교육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 끝.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