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교사들 '제발 가르치는 일 집중하게 해달라' 호소
작성자대전교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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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교사들
“제발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게 해 달라”
CCTV‧정수기 관리, 몰카 탐지, 학교 유해환경 감시, 교육복지 등 기존 일 여전
일회용품 수량 파악, 학폭조사관 범죄 전력 요청 등 새로 생긴 업무 덤터기
교사가 무슨 행정사, 설비기사, 탐지요원인가…이럴 거면 교육(지원)청 왜 있나
교사 수업 연구‧준비, 상담‧생활지도 시간만 자꾸 뺏으면 결국 학생 교육 피해
교총, 교육부와 행정업무 이관 교섭 타결, 업무 이관 구체 방안 및 보고서 전달
“교육지원청‧지자체‧경찰‧외부 전문기관에 이관하고 행정 지원 인력 확충 나서야”
1. 전국 현장 교원들이 3‧4월 신학기를 맞아 업무 폭탄에 힘들어하고 있다. 행정 지원 부족으로 교사들이 CCTV‧정수기 관리, PC 및 스마트기기 관리, 몰래카메라 탐지, 학교 유해환경 정비, 통학로 안전 점검, 교육복지 지원 등 업무를 여전히 떠안고 있다. 또한 학폭전담조사관제 도입에 따른 범죄 전력 조회, 경기도의회의 일회용품 관련 조례 개정에 따른 학교 일회용품 수량 파악 등 새로운 업무까지 덤터기를 쓴 상태다.
2.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직무대행 여난실)는 “신학기 학생 파악과 상담, 교육 계획 등에 여념 없는 교사들이 행정 업무와 관련한 교육청, 국회의 공문 폭탄과 지원 인력과의 갈등 및 업무 떠넘기기에 한숨만 쉬고 있다”며 “제발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교사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3. 이어 “교사는 결코 행정사도, 측정기사도, 탐지요원도 아니다”면서 “교사들의 수업 연구와 준비, 상담, 생활지도 시간을 자꾸 빼앗으면 결국 학생 교육에 쏟을 열정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4. 특히 최근에는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도로 개정된 일회용품 없는 학교 만들기 조례 때문에 교사들이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종이컵 등 12개 품목의 수량, 구매 내역을 파악‧보고하면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말 의결된 해당 조례에 따라 지역 내 모든 학교는 일회용품 사용 실태를 매년 한 차례 조사, 공개해야 한다.
5. 문제는 경기도의 조례가 학교 일회용품 사용 실태조사를 강제(~하여야 한다)하고 있고, 그 업무가 교사들에게 전가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일회용품 저감 관련 조례는 17개 시도에 모두 있다. 다만 실태조사를 강제하고 있는 곳은 경기, 경남뿐이며 나머지 시도는 실태조사 조항이 없거나, 있어도 임의규정(~할 수 있다)으로 돼 있다. 이에 교총은 “타 시도 조례처럼 실태조사를 강제하지 않도록 재개정하고, 실태조사 업무를 교사에게 맡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6. 교총은 “본연의 교육활동에서 벗어나고 과중한 행정업무는 교사를 학생들로부터 멀어지게 함은 물론 교사의 자긍심마저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일상적으로 가해지는 교권 침해이자 폭언‧폭행만큼 심각한 교권 침해”라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말로만 행정업무 경감이 아니라 교사가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한 업무 경감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7. 이와 관련해 교총은 교원 행정업무 경감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지난해 말 보고서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또한 교총은 지난해 12월 18일 ‘교원 행정업무 이관’을 교육부와 교섭 타결한 데 이어 21일에는 교육청‧경찰청‧지자체 등으로 이관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은 요구서를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총선 교육공약 과제로 ‘학교행정업무 개선 촉진법’ 제정을 담아 각 당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는 현재 교원행정업무경감종합방안을 마련 중인 상태다.
8. 교총이 구체적으로 제시한 행정업무 이관 방안은 △각종 교육활동 관련 인력 채용 및 계약‧관리 업무(원어민 강사 출입국 사무소 서류 관리‧주거 지원, 강사 채용, 성범죄 경력 조회 등 결격사유 확인, 계약제 교원 관련 감사자료 보고 등) △환경개선 및 산업안전‧보건 관련 업무(미세먼지 관리, 저수조 관리, 정수기 관리, 공기 질 측정‧유지, 교내외 정화조‧쓰레기장 소독, 몰래카메라 탐지 등)는 교육(지원)청 학교지원전담기구로 이관할 것을 요구했다.
9. 또한 △학교 주변 시설 관련 업무(교외 순찰, 학교 주변 유해시설 파악, 통학로 안전 등)는 경찰청으로, △저소득층 지원 관련 업무(급식비, 학비, 인터넷 기기, 통신비 지원 대상 선정, 가정 연락 및 보고 등)는 주민자치센터로 △취학, 미취학 아동 등의 관리 업무(취학 대상자 면접 및 소재 확보, 미취학 아동 소재 확인, 정원 외 학적 관리 등)는 지방자치단체로 이관을 주문했다.
10. 교총은 “일부 교육청이 3월 공문 없는 달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대신 2월에 공문을 쏟아내거나 심지어 공문 없는 달에도 여전히 공문이 시행되고 내부 메시지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며 “달라진 게 없다는, 아니 점점 더 가중되고 있다는 현장 교사들의 답답한 심정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1. 교총은 “비본질적 행정업무는 교사가 맡지 않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과감하게 이관‧폐지해야 하며 행정 지원 인력 확충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교총이 구체적인 방안을 이미 제안한 만큼 이후 업무경감 방안 마련 과정에 현장 교원을 충분히 참여시켜 정말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