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보도자료] 교육부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지원 대책」에 대한 교원 3단체 입장
작성자대전교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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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고교학점제 지원대책, 형식적 보완에 그쳐…
현장 혼란 해결 못해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 형식화, 교육격차 심화 우려
학생·교사 부담 외면한 고교학점제 대책, 구조적 문제 방치
교육부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지원 대책」에 대한 교원 3단체 입장
교육부는 2026년 1월 28일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창의적 체험활동 이수기준 변경, 미이수 학생의 추가 이수 방법 마련, 학교생활기록부 일부 영역 기재 글자 수 축소 등 교원단체의 요구사항이 일부 반영되었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대책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 공통과목 학점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이 유지된 것은 최소 성취수준 보장제도가 여전히 형식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
공통과목 학점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이 남아 있는 한,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는 교육적 개입이라기보다 제도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절차로 흐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반고·직업계고·자사고·특목고 등 학교 유형과 도·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 등 지역에 따라 학점 이수기준 미도달·미이수 학생 비율이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이번 대책 어디에도 이러한 격차의 원인 분석이나 이에 상응하는 맞춤형 지원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둘 중 하나만 미도달한 학생에 비해 최종 이수 비율이 현저히 낮고, 개별 학교의 노력만으로 지도하기가 매우 어렵다. 시도교육청 차원의 책임 있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전체 국민의 13.6%가 느린학습자로 추정되고, 2024년 고등학교 기초학력 미달률은 국어 9.3%, 수학 12.6%, 영어 6.5%에 이른다. 이는 학점 이수 기준 완화 여부와 무관하게, 고등학교 단계에서 이미 구조적인 학습 결손 문제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중학교 단계의 학습 결손 예방 대책은 환영하지만, 현재 고교학점제를 적용받고 있는 학생과 교사들에게 이런 대책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대책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통과목 학업성취율 기준과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를 유지하는 것은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인 학습 개선보다는, 미이수 학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조정과 형식적 운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학교는 평가 기준 완화나 절차 중심 운영을 통해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며, 그 결과 고교학점제는 취지와 달리 왜곡된 형태로 현장에 정착하게 될 우려가 크다.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의 문제를 교사 부담 축소의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량 축소는 공통과목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선택과목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로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집중될 것으로 여겨지는 영역 중 하나는 선택과목을 중심으로 한 2, 3학년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이다.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원론적으로는 학생의 학습능력, 태도,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교과 성적과 함께 제시하는 평가항목이지만, 사실상 입시에 활용되는 목적이 가장 큰 것이 현실이다. 부정적인 내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최대치의 글자 수를 채워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 학업 관리라는 근본적 목적은 물론이고 대입에서의 유용성조차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채 학점제로 인해 기존보다 1/3이상 기재량이 늘어나 버린 상황이다.
늘어난 분량은 한 학생당 3천자 이상으로 예상된다. 일부 학생만이 아닌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부담은 가중되고, 다과목 지도와 맞물려 교사의 수업과 학생학업 관리의 어려움은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 온라인학교, 공동교육과정 확대는 지역의 소규모 학교 차별을 심화시킨다.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선택 과목 비율은 학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 등의 방식으로 선택 과목 개설 여건을 개선한다고 하지만, 소규모학교 학생들에게는 ‘선택권 확대’가 아니라 ‘대면 수업 기회 박탈’을 제도화하는 방식에 가깝다.
2025년 일부 대학의 전공별 권장/이수 과목 발표로 4학점 과목을 3학점으로 편성해 이수 과목을 늘리는 방식의 교육과정 변경이 확산되었지만, 이마저도 소규모 학교에서는 불가능한 구조이다. 과도한 선택 과목 확대 정책은 결과적으로 학교 규모와 지역 여건에 따른 교육과정의 불평등을 제도적으로 고착화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줄 대책은 빠져있다.
진로/융합 선택과목 상대평가가 유지되면서 학생들의 과목 선택은 ‘내신 유불리’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수강 인원이 많아야 내신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강 인원이 많은 특정 과목으로의 쏠림, 학생 수가 많은 학교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미 지역 사교육 기관들은 어느 학교가 내신 경쟁에서 유리한가를 기준으로 고등학교 진학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이는 고교학점제가 오히려 학교 서열화, 입시경쟁체제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지난해 3월 이후 고교학점제 시행 과정에서 발생한 출결 문제,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의 비현실성, 평가 및 업무 부담 등 현장에서는 무수한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으나, 교육부가 귀를 기울이고 정책적으로 검토하려는 태도를 보여 왔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동안 일부 학교의 긍정 사례와 고교학점제 찬성 의견은 과대 대표된 반면, 다수 학교가 겪는 구조적 어려움과 현장의 요구는 정책 논의에서 배제되어 왔다. 모니터링단과 자문기구가 학교 현장의 의견을 가감 없이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3월 선택과목 본격 수강이 시작되면, 작년과는 또다른 혼란과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 에상된다. 교육부 지원 대책이 문서에만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교원단체를 포함한 학교 현장의 목소리와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 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교원3단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서 답을 찾기 바란다.
2026년 1월 28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교사노동조합연맹